2000년 4월, 영국 랭커셔에 자리 잡은 인구 5천명의 작은 마을 가스탕은 세계 최초의 공정무역마을이 되었습니다. 이는 개인이 아닌 마을 단위로 공정무역을 바라보기 시작한 것으로 옥스팜의 활동가였던 브루스 크라우더씨가 지역의 농민들에게 저개발국 농민들의 어려움을 설명했고, 그것이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후 지역 농민들과의 연대를 중심으로 지역의 학교, 교회, 상점 등에 공정무역 실천의 필요성을 전파하고 다니며 지역농산물과 공정무역상품으로 구성된 파티를 열고, 가스탕의 시장과 정치인들을 초대해 당국을 설득해내기에 이른 것입니다. 그리하여 지역의 시장, 교장, 사업가 등이 함께 모여 지역 농산물과 공정무역 제품 사용을 약속하는 선언을 이끌어냈습니다.
인구 5천 명의 소규모 마을이 ‘세계 최초의 공정무역 마을’을 선언하고 명패를 건 작은 일이었지만, 그 영향이 전 세계에 퍼져나갔습니다. 가스탕의 캠페인 방식과 과정은 하나의 성공적인 모델이 되어 두 번째, 세 번째 마을을 탄생시켰습니다. 이제 영국 전역에 600개가 넘는 공정무역 마을이 있고,세계 33개국에서 공정무역 마을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정무역마을’ 선언 이후 10여 년 동안 가스탕의 공정무역단체와 지역주민들은 공정무역에 대한 인식과 이해 증진, 더 많은 공정무역 상품의 판매, 무역을 넘어 전체 사회의 정의까지 고려하는 조례 실행 등 공정무역 운동을 지속해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습니다. 공정무역 마을이 되는 것은 지속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시작일 뿐입니다.공정무역마을 운동으로 지구촌 곳곳에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그들의 지역적 몫을 다할 새 방안을 강구해가고자 합니다.